응급처치, 저체온 요법으로 생존률 2.5%→ 23.2%

 
심근 경색과 뇌졸중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 병원 외 심정지 환자 5명 중 1명은 생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장 박규남 교수팀은 2009년 3월부터 2010년 9월까지 19개월 동안 병원 외 심정지로 내원한 16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후 자발순환이 돌아온 혼수환자에게 저체온요법을 포함한 적극적인 ‘심정지 후 집중치료’를 실시한 결과 38명(23.2%)이 생존 퇴원했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8년 우리 나라에서 병원 외 심정지 환자는 2만명 가량 발생하나, 대부분이 숨지고 이 중 약 500명(2.5%)만이 생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교수팀의 치료 결과는 우리 나라 전체 생존퇴원률 2.5%보다 약 9배 높고, 서울지역의 생존퇴원률 4.9%보다는 4.7배 높은 것이다. 또한 미국 전체 생존퇴원률 4.4%보다는 5.3배 높다.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40~50%는 자발순환이 돌아오지만 심정지 후 증후군 때문에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심정지 후 증후군은 ‘심정지 후 뇌손상’, ‘심근기능 부전’ 등 독특하고 복잡한 상태로 저체온 요법 등 소생 후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면, 극적으로 사망률을 낮춰 생존률을 높일 수 있다.

저체온요법은 심장이 멈춘 후 다시 자발순환이 회복된 혼수환자들의 체온을 32-34도로 낮춰 24시간동안 유지한 후 서서히 재가온하는 방식이다. 심장마비로 뇌에 산소공급을 받지 못해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 후 심장 활동이 회복된 환자에 2차적인 뇌손상을 줄여 심정지 후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의 예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증명된 유일한 치료법이다.

박규남 응급의료센터장은 “미국 전체의 심정지 환자 생존률이 4.4%인데 비해 심폐소생술 교육, 응급의료체계 질 관리 및 병원에서의 저체온 요법을 시(市)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시애틀은 심정지 환자 생존률이 16.3%로 높다”고 말했다.

특히, 박 센터장은 “심정지 발생시 가족이나 주민 등 목격자의 적극적인 기본 심폐소생술과 구급대원들의 제세동 및 신속한 이송, 그리고 저체온요법을 포함한 집중 치료를 통해 환자의 생존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일신문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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