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건강식품, 청국장

겨울이 되면 아랫목을 차지한 것도 모자라 쿰쿰한 냄새까지 뿜어대던 청국장. 하지만 다이어트, 변비, 암, 당뇨 등 건강에 좋은 각종 효능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귀한 대접 받는 건강식품으로 거듭났다.

먹는 방법도 한철 찌개로만 끓여 먹다 생으로 먹거나 분말, 환, 쿠키 등으로 보다 먹기 좋게 탈바꿈했다. 이제는 365일 곁에 두고 먹는 건강식품 청국장에 대한 궁금증을 담아봤다.

찌개로 먹다 건강식품으로 거듭난 청국장

 
6년 동안 아침마다 요구르트 한 병에 청국장 가루를 타서 마셨다는 박선미(40)씨는 “결혼 전에는 변비로 고생을 좀 했는데, 결혼하고 시댁에서 권해준 청국장 가루를 먹은 뒤 변비가 사라졌어요. 아이 낳고 몸무게가 그대로 유지되는 걸 보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거 같고요” 하며 특히 변비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청국장을 적극 권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고유 음식 청국장은 단순히 찌개로 끓여 먹다 과학적인 효능이 속속 밝혀지면서 건강식품으로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또 청국장은 세계에서도 인정받았다. 17년간 청국장을 연구해온 호서대학교 생명공학과 김한복 교수는 “한국에서 근 10년에 걸쳐 청국장 붐이 일어나 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낫토’가 일본인에게 너무 익숙해져 그 존재감을 모르다가 한국의 청국장 붐의 영향을 받아 관심이 증대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한다.

암 예방 등 최고의 발효 식품

콩은 그 자체만으로도 영양가가 우수한  식품이다. 이런 콩의 단백질은 된장이나 청국장의 숙성 과정에서 분해되어 소화 흡수하기가 쉬운 장점이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한국음식연구원의 심기현 교수는 “청국장은 같은 발효 식품인 된장과 비교했을 때 발효 시간이 매우 짧아 소화효소와 우리 몸에 유익한 균이 매우 활성화되었다. 게다가 된장과 달리 소금을 넣고 발효하지 않아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과 같은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과도한 염분 섭취에서 안전한 식품이다”라고 설명하면서 “쌀이나 보리와 같은 곡류에 결핍되기 쉬운 필수아미노산인 리신이 풍부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생활 균형도 잡아준다”고 덧붙여 전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청국장의 의학적인 효능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청국장에는 이소플라본과 펩타이드도 풍부하다. 인체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지나치면 유방암이 발생하는데, 청국장의 이소플라본은 항에스트로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유방암을 억제한다. 청국장의 특정 펩타이드 성분도 유방암 예방 효과가 있다. 또 호르몬 관련 암인 남성의 전립선암 예방에 청국장이 도움이 된다.

당뇨는 인슐린이란 혈당 조절 호르몬에 세포가 제대로 반응을 하지 않아 생기는 질환. 청국장의 이소플라본 등이 세포 신호 전달 체계에 영향을 미쳐 당 대사를 개선하고, 청국장의 풍부한 식이섬유도 인체에서 혈당의 급격한 변화를 막아 당뇨에 도움이 된다. 청국장에 풍부한 발효균주(30그램당 300억 마리)와 식이섬유가 장을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에 변비뿐만 아니라 설사 예방에도 좋다.

‘청국장 다이어트’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청국장은 비만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생청국장을 장기간 꾸준히 먹고 20킬로그램을 감량해 전국적으로 청국장 붐을 일으킨 김한복 교수는 “청국장의 레시틴, 사포닌 성분이 지방 성분을 흡착해 배출해주고, 청국장에 풍부한 비타민, 미네랄이 신진대사를 촉진해 비만을 예방한다. 또 청국장의 풍부한 단백질 성분이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과식을 예방해준다. 청국장과 함께 현미를 먹고 운동을 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전한다.

청국장에는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되는 펩타이드 성분, 혈전을 녹이는 혈전 용해 효소가 들어 있다.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진행되는데 청국장의 혈전 용해 효소는 뇌졸중과 협심증을 예방해준다.

 

청국장이란? 찐득한 실의 정체는?

청국장은 콩을 발효한 식품으로 콩에 없던 미생물, 효소, 생리 활성 물질이 새롭게 만들어진다. 찐득한 실은 폴리글루탐산이란 아미노산 중합체로 수많은 생리 활성 물질 중 하나다.

청국장 특유의 냄새는 왜 날까?

청국장에는 콩 단백질이 분해되어 아미노산이 되고 아미노산이 더 분해되어 암모니아가 만들어진다. 청국장 냄새는 발효의 결과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우리 고유의 청국장과 일본 낫토의 차이점은?

한국 가정에서 청국장을 제조할 때는 균을 인위적으로 접종하지 않고 자연 발효한다. 반면 일본에서는 특정 균주를 인위적으로 접종하여 만든다. 우리는 청국장을 전통적으로 끓여서 먹어왔고, 일본은 낫토를 생으로 먹어온 것도 큰 차이다.

아이들이나 여성에게 특히 좋은 점이 있나?

청국장을 사춘기 여성이 먹으면 유방암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다. 또 청국장에 존재하는 바실러스 균주가 인체의 면역 체계에 영향을 미쳐 아토피 개선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청국장은 하루에 30그램 정도 매일 먹으면 적당하다.

청국장을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은?

콩에 대한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심장병에 청국장이 좋지 않다는 기사들이 종종 보고되는데 이는 청국장에 많은 비타민 K가 혈액을 응고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 고혈압이나 심장병으로 인해 와파린(간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항 응고인자들의 혈중 농도를 떨어뜨려 혈액 응고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약제)이라는 혈전 용해제를 섭취하는 환자들은 청국장 섭취를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단 항간에 청국장은 신장이 안 좋은 사람은 먹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다.

집에서 청국장 만드는 법은?

콩을 하룻밤 물에 불리고 푹 삶는다. 전기장판, 발효기 등을 이용해 온도 40도와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주면, 2~3일 지나 콩이 갈색으로 바뀌고, 쿰쿰한 냄새가 나며, 진이 나온다. 발효균주는 그냥 공기 중에서 들어온다.

음식으로 먹을 때 주의할 점은?

끓여서 먹는 것보다 생으로 먹을 때 좋은 성분을 살릴 수 있다. 청국장을 찌개로 먹고 싶을 때는 재료와 함께 청국장 반만 넣고 끓인다. 다 끓이면 불을 끄고 식힌 뒤 청국장 반을 다시 풀어서 먹으면 청국장의 미생물과 혈전 용해 효소를 반은 살려서 먹을 수 있어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생낫토 참나물무침
재료  생낫토 1팩, 참나물 150그램, 무침장(간장 2와1/2큰술, 매실청 1큰술, 곱게 빻은 깨 2큰술, 생강즙·참기름 1작은술씩), 김(김밥용) 1/2장, 레몬 껍질(장식용)·소금 약간씩

만들기  1 참나물은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 찬물에 건진 뒤, 물기를 꼭 짜서 3~4㎝길이로 썬다. 2 무침장 재료를 섞는다. 김은 잘게 뜯는다. 3 낫토를 볼에 넣고 ②의 무침장을 넣어 섞은 다음 김도 넣고 섞는다. 4 ①의 참나물을 그릇에 가지런하게 담고 ③을 올린 뒤 먹기 직전에 섞는다. 레몬 껍질로 장식한다.

생낫토 달걀샌드위치

재료  생낫토·검은콩 생낫토 1팩씩, 달걀 3개, 쪽파 2~3뿌리, 마요네즈 2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a{고추장 1큰술, 토마토케첩 2큰술}, 통깨·검은깨 2큰술씩, 샌드위치용 식빵 4장

만들기  1 생낫토는 들어 있는 소스를 넣고 젓가락으로 잘 섞는다. 2 달걀은 완숙으로 삶아 껍질을 벗기고 칼로 잘게 썰어 송송 썬 쪽파와 마요네즈, 소금, 후춧가루를 넣는다. 3 a의 재료를 섞는다. 4 식빵에 ②를 반만 덜어 평평하고 고르게 올린 다음 ①의 생낫토를 펴서 올리고 다른 식빵 한 장으로 덮어 잘 붙도록 살짝 눌러준다. 나머지 식빵 2장으로 똑같이 만든다. 낫토를 빵에 샌드할 때 가장자리는 좀 비워두고 중심 부분에 고르게 올리면 가장자리를 떼어낼 때 재료의 손실이 적다. 5 ④에서 식빵의 딱딱한 가장자리를 썰어내고 ③을 붓으로 샌드위치의 양면에 얇게 바른뒤, 각각 통깨와 검은깨를 고루 뿌리고 손으로 살짝 눌러주어 잘 붙게 하고 대각선 방향으로 썰어 내놓는다.

미즈내일 이은아 리포터 identity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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