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울 때 가장 힘든 건 역시 아이가 아플 때다. 갓난아이 때는 소아과로 달려가면 그만이지만 좀더 커서는 병원에 가야 할지, 집에 있는 약만 먹여야 할지 고민의 연속인 게 사실. 약을 먹인다면 어떤 약을 어떻게 먹이는 것이 안전할까? 현명한 엄마라면 알아둬야 할 어린이 의약품 사용 포인트.

아이 연령대별 부모들이 주의해야 할 약

연령대별로 주의해야 할 약은 다음과 같다. 유아기부터 초등학생 때까지는 감기약, 10대 사춘기 여학생들은 월경통에 따른 진통제, 한창 공부해야 할 수험생들은 각성제를 들 수 있다. 초등학생까지 자주 복용하는 감기약은 열을 내리고 오한과 통증을 멈추게 하지만, 달리 보자면 인체가 바이러스와 싸워 승리하기 위해 체온을 올리는 과정을 차단해 면역력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

반면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서는 진통제와 각성제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여학생의 경우 월경통과 두통에 따라 진통제를 자주 복용하는데, 모두 아세트아피노펜 계열로 남용 시 여러 부작용이 우려된다. 한때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유행하던 ‘공부 잘하는 약’각성제도 되짚어봐야 한다. 잠을 쫓고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이 약의 주성분은 향정신성 의약품인 염산메칠페니데이트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환자나 우울성 신경증 등의 치료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 약을 오·남용하면  가볍게는 신경과민, 불면증, 식욕부진, 구역질, 어지러움부터 점차 정신적 의존성, 심혈관계 부작용, 행동·사고장애, 공격적 행동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단다. 하이키한의원의 박승만 원장은 약을 너무 많이 사용한 아이는 “얼굴에 생기가 없다”고 지적한다. “감기가 올 거 같으면 미리 약을 먹고 조금만 아프거나 소화가 안 돼도 약을 찾죠. 이러한 약의 오·남용은 면역력 저하를 유발하죠.”면역력이 약해지다 보니 감기에 잘 걸리고 소화 기능이 떨어지며, 배가 자주 아픈 증상을 호소한다. 체력이 약하고 잘 지치는 경향도 높은 만큼 약을 제대로 알고 복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들 약, 제대로 알기

같은 약을 먹고도 효과가 다르다면 약을 먹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약은 권장법에 따라 복용해야 그 효과가 나타난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자주 복용하는 약의 성분과 복용법을 체크해본다.

① 항생제 = 병의 원인인 세균을 죽이거나 억제하는 약으로, 주로 폐렴이나 중이염, 요로감염증, 세균성 기관지염 등에 사용된다. 항생제 복용 중에는 증상이 사라졌어도 처방받은 약을 계속 복용해야 세균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

② 해열진통제 = 감기증후군, 인플루엔자, 돌발성 발진, 폐렴, 수두 등에 사용되는 약으로, 병원균을 죽이기보다 일시적으로 열을 낮추거나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정량 초과 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③ 진해제와 거담제 = 주로 기침을 유발하는 감기나 기관지염, 기관지천식, 폐렴 등에 사용되는 약으로, 기침으로 인해 체력이 떨어지고 목이 붓거나 토할 때 복용한다. 진해제는 기침을 없애고, 거담제는 가래가 쉽게 나오게 하는 효과가 있다.

약 복용 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기본 지식

의약품 복용에 보다 신경 써야 할 이유는 약의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 때문.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은 “모든 약은 독성이 있고, 그 독성을 이용해서 병을 치료한다. 따라서 잘못 복용한 약물이 하나하나 늘어날수록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불필요한 약 복용을 막기 위해선 반드시 몇 가지를 알아둬야 한다.

▶아이의 체중, 키는 정확히 알아야 = 종종 아이의 약 복용량을 잊어버려 용량을 유추하는 경우가 있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실수 중 하나는 어른의 복용량에서 나이를 계산해 용량을 추측하는 것. 하지만 어린이는 ‘작은 어른’으로 생각하는 건 위험한 발상이다. 몸집만 작은 게 아니라 발달 상태부터 약물 대사까지 어른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일부 의약품은 체중이나 키를 기준으로 용량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아이의 키와 체중을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동일한 성분이 중복되지 않은가 = 약은 동일한 유효 성분이라도 여러 가지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 즉 두 가지 약을 먹을 때 각기 다른 목적으로 동일한 유효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감기약과 두통약을 함께 먹을 때, 같은 성분이 각기 다른 증상 치료를 위해 포함되어 적정양의 두 배를 먹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반드시 약사나 의사 처방 하에 약을 복용해야 한다.

▶증상에 따라 복용량 늘리기는 금물 = 약을 먹어도 별반 나아지지 않을 경우 종종 약의 복용량을 늘리는 경우도 있다. 좀더 먹으면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과량 투여로 인한 급성 약물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절대 정해진 한계량 이상 투여하지 말라’는 게 전문의들의 조언. 아이가 어리다면 약을 복용한 시간과 용량을 적어두는 것도 필요하다.

▶식전, 식후 정확히 챙겨야 = 일반 약의 복용 시간은 식전 30분, 식후 30분이 기본이다. 종종 식후 2시간도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식전과 식후의 의미다. 식사 전과 후에 복용하기에 따라 약의 효능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식전에 먹는 약은 위 점막에 자극을 줘 약물의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구토 억제나 식욕 증진 성분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식후 복용 약은 흡수가 늦지만 위 점막 자극은 덜하다.

▶한약 복용 시엔 아이의 체질부터 고려  = 아이의 신체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한약이나 인삼, 홍삼 등 보약을 먹을 요량이라면 반드시 아이 체질부터 상담해야 한다. 체질별로 주의해 사용해야 할 있기 때문이다.

미즈내일 문영애 리포터 happymoon30@naver.com

저작권자 © 넥스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