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은 식품으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약성이 강한 씨앗은 식용에 주의해야 한다. 약선연구가 김남희씨는 “식품으로 사용 가능한 것은 약성이 약해 장기간 복용해도 큰 탈이 없는 반면, 약으로만 쓸 수 있는 것은 그 반대”라며 “소문만 듣고 함부로 식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유효 성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씨앗의 종류와 활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무씨] 무는 성질이 따뜻하고 열량이 낮으며,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미네랄, 칼슘, 철이 풍부하다. 무와 무씨에 들어있는 녹말 분해 효소와 지방분해효소는 소화를 촉진한다. 무를 생으로 먹으면 소화 장애가 있거나 체했을 때 천연 소화제 역할을 한다. 무씨는 상기된 기운를 내려주기 때문에 얼굴이나 머리에 열이 많아서 생기는 질환에 효과가 있다. 기관지가 약해서 가래가 많거나 기침을 할 때, 목이 붓거나 아플 때, 비염, 축농증으로 머리가 아프거나 코가 막힐 때 활용할 수 있다.

▶How to = 믹서나 분마기에 거칠게 갈아 드레싱 재료로 사용하거나 물 2리터에 무씨 10그램, 둥굴레 20그램을 30~60분 끓여 차로 마실 수 있다.

 

[살구씨] 살구씨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성분이 약 3퍼센트 들어 있어 호흡기관의 기능을 보강해 기침을 멈추게 하고, 가래를 삭인다. 살구씨에 함유된 지방은 피부를 희고 윤기가 나도록 돕는다. 또 장운동을 촉진하여 변비를 방지한다.

▶How to = 살구씨는 살구 과육과 달리 맛이 강하고 냄새가 좋지 않은 편. 주로 차로 달여서 마시는 것이 좋다. 살구씨·맥문동 4그램씩, 오미자 2그램에 물 500밀리리터를 붓고, 약한 불로 10분 정도 끓인다. 찌꺼기는 버리고 냉장 보관했다가 2~3번 나눠 마신다. 기침이나 변비 치료를 위해서는 30일 이상 마셔야 효과가 나타난다. 곱게 갈아 들깨와 함께 죽을 쑤거나 크림소스스파게티에 사용해도 색다른 맛을 낸다.

 

[홍화 씨] 홍화 씨는 뭉친 피를 살리기 위해서 사용하고, 골다공증 예방 효과도 일정 부분 인정되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홍화 씨 연구 결과를 보면 콜레스테롤을 줄여 동맥경화와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홍화 씨는 냉증이나 갱년기장애, 육식을 즐기는 사람에게 권장할 만하다.

▶How to =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홍화 씨 20그램을 연한 갈색이 나도록 볶고 물 500밀리리터를 부은 뒤 약 10분간 약한 불로 끓인다. 이때 생강을 넣어도 좋다. 찌꺼기는 버리고 냉장 보관 후 2~3회 나눠 마신다.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서는 석 달 이상 마셔야 효과가 나타난다. 볶은 홍화 씨를 곱게 갈아 체에 한 번 내린 다음 깨소금처럼 여러 음식에 넣어 먹어도 좋다(깨소금과 섞어놓고 쓰면 더욱 좋다). 단, 산패가 빠르므로 냉장 보관은 필수.

 

[연꽃 씨] 연은 잎사귀, 꽃, 뿌리, 열매 모두 약재로 사용할 만큼 소중한 식물. 그중 연꽃의 씨는 ‘연밥’‘연자’‘연자육’이라고도 불린다. 연꽃 씨는 성질이 까다롭지 않고 맛은 텁텁하다. 포만감이 쉽게 들고, 피로 회복이 빨라 예부터 강장제로 사용해왔다.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불안, 초조, 어지러움 증상이 있을 때 약용으로도 사용한다. 연꽃 씨는 가을에 따서 햇볕에 말린 다음, 필요할 때 갈거나 볶아 먹는다.

▶How to = 연꽃 씨를 가장 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죽인데, 이를 ‘연자죽’이라고 부른다. 말린 연꽃 씨를 곱게 갈아 쌀과 함께 끓이는데, 이때 꿀을 곁들여 먹으면 더 맛있다. 볶은 뒤 곱게 갈아 미숫가루에 첨가해도 좋다. 통째로 삶아 간장에 조리기도 하며, 콩처럼 밥을 지을 때 넣어도 된다.


[맥문동] 맥문동은 호흡기 계통의 활동성을 보강하는 대표적인 약재. 호흡기가 약해서 나타나는 마른기침, 각혈, 가래에 주로 쓰고 2차성 당뇨병으로 인한 갈증과 변비에도 사용한다. 운동 부족으로 인한 만성피로와 기운 부족으로 인해 가슴이 답답하고 팔다리를 가만히  두지 못하는 증상, 불면증에도 사용한다. 항산화 작용, 혈류량 촉진, 심장 수축력 증가, 진정, 면역 증강, 혈당 강하, 항균 작용 등이 보고되었다.

▶How to = 맥문동은 끓여서 차로 마셔도 좋고, 조려 먹어도 된다. 장아찌도 가능하며, 맥문동 끓인 물은 여름철 물김치로 만들 수도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심을 제거한 맥문동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부작용 우려가 있기 때문.

 

[호박씨] 호박씨에는 머리를 좋게 하는 페시틴과 필수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었고, 불포화지방산과 메티오닌이 풍부해서 동맥경화와 노화 억제 효과가 있다. 암세포가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 성분이 있고, 미각을 정상화하는 아연이나 망간 등이 많아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한다. 또 소변 배설을 용이하게 해서 방광염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How to = 견과류 조림이나 멸치조림, 샐러드 등에 사용하며 떡이나 쿠키, 빵 등에 널리 사용한다. 물론 그냥 한 가지만 먹어도 좋다.

미즈내일 최은영 리포터 solc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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