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온몸을 얼얼하게 만든 치통과 마음까지 우울하게 만든 임플란트 진단.
‘30대에 임플란트라니!’ ‘임플란트 꼭 해야 하나?’ ‘비싸다던데’ ‘어느 병원이 잘하지?’ 등  고민과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하지만 치통 때문에 발품 팔며 비교하기는 쉽지 않고, 평소에 임플란트 공부 좀 해둘 걸 후회가 밀려온다. 젊다고 방심할 것이 아니다.
막상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임플란트 잘 선택하는 법, 리포터의 리얼 경험담을 참고하시라.

 

 

딱딱한 음식,
어금니에 금가다

최근 오른쪽 어금니 쪽에 통증이 엄청났다. 어쩌다 무언가를 씹으면 시린 통증 때문에 머리카락이 바짝 서고, 등골이 오싹할 지경. 진통제도 소용없고 편두통까지 올 만큼 치통의 위력은 대단했다. 3년 전에 금으로 씌운 터라 나머지 부분에 충치라도 생겼나 싶어 얼른 동네 치과로 달려갔다. 엑스선 사진을 찍었더니 오른쪽 마지막 어금니의 뿌리까지 금이 갔다. 딱딱하거나 질긴 먹을거리에 따른 충격이 원인으로 보인단다. 금으로 씌운 적이 있는데다 뿌리가 손상돼 임플란트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한다.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으니 다른 치과에도 알아보라는 지인들의 권유가 이어졌다. 그래서 알아본 곳이 전국에 체인점이 있는 치과. 혹시나 임플란트 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까 하는 기대로 찾아갔다. 하지만 두 번째 치과에서도 원인과 진단 결과는 같았다. 그동안 오징어, 땅콩 같은 간식거리 한 번 안 먹었을 리는 없는데, 그만한 이유로 어금니에 금이 갈 정도라니 꽤나 비싼 간식을 먹은 셈이다.

Advice 임플란트는 충치, 잇몸 질환 등으로 치아를 상실한 경우, 브릿지나 틀니가 불편하고 싫은 경우, 마지막 어금니 등 브릿지 시술이 어려운 경우, 사고로 치아를 상실한 경우 등에 시술한다.

을지병원 치과 이정원 교수는 “젊은 층은 주로 외상이나 충치로 인한 발치가 많고, 치아가 한두 개 발치될 경우는 인접치를 삭제하는 브리지보다는 단일 치아로 임플란트를 하는 추세다. 젊은 층은 치아손실이 오랫동안 누적되지 않다 보니 추가적인 뼈이식 필요 없이 간단하게 시술할 수 있다”고 전한다.

 

하루라도 빠른 치료 필요,
집 근처에 병원을 정하다
인터넷 창만 열면 기다렸다는 듯 임플란트 광고가 뜬다. 적나라한 시술 사진을 보며 내 일은 아니라는 듯 애써 외면해왔는데, 덜컥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챙겨야 할 게 많다.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병원 선택. 동네 치과는 몇 차례 다닌 곳이라 모든 것이 익숙하고, 오가는 교통비 없이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임플란트 시술은 좀더 신중하고 싶었다. 동네 치과에서 3년 전 거금을 들인 금니에 탈이 난 점도 한몫했다. 여기저기 인맥을 총동원했지만 소개하거나 추천해주는 곳은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도 훨씬 넘는 병원들뿐. 너무 멀고 소개받아 저렴하게 하는 대신 마음에 안 들면 취소나 항의가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당장 진통제도 안 듣는 치통 때문에 하루 빨리 치료받아야 하는 상황. 좀더 신중하게 알아보는 데 무리가 있어, 결국 집에서 버스로 30분 내에 있는 전국 체인망 치과를 방문했다. 장점은 일단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 마인드와 저렴한 비용, 스케일링 같은 서비스가 무료라는 점이다. 단 의사가 직접 상담하지 않고 전담 컨설턴트들이 상담과 웬만한 치료 진행을 도맡아 해주는 시스템이다. 전담 컨설턴트다 보니 친절해서 좋지만, 전문의가 아니어서 신뢰감이 좀 떨어진다고 할까.

Advice 임플란트는 환자의 전신 건강 상태, 나이, 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여 개수, 수술 방법, 치료 기간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당뇨나 고혈압 등이 있다면 가급적 종합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여러 번 내원해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집과 가까운 곳이 좋다.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김영균 교수는 “임플란트는 외과적인 수술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환자의 전신 상태와 치과 공포증 등을 고려해 국소마취, 진정 마취, 전신마취 등 다양한 수술법이 적용된다. 또 환자의 뼈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임플란트 디자인과 제품 결정이 중요하다”면서 “임플란트를 안전하게 시술받기 위해서는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고 의료진을 신뢰한 뒤 치료를 결정하고, 담당 의사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전한다.

 

수입 산과 국산 사이에서
고민하다
자연 치아와 유사한 치아로 인정받는 임플란트. 문제는 비용이다. 잘 심으면 영구치처럼 쓸 수 있어서 초기에 드는 비용이 그다지 비싼 편이 아니라지만, 그래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리포터가 알아본 가격은 동네 치과는 수입 산이 개당 300만 원 대, 국산은 심는 기간이 3개월일 때는 130만 원이고, 2개월 안으로 시술하는 것은 150만 원대다. 치과 체인점은  수입 산이 200만 원대, 국산이 90만 원으로 향후 뼈이식을 해야 할 경우에는 20만 원이 추가되는 식이었다. 두 치과 모두 수입 산은 노령이거나 당뇨, 고혈압 등이 있을 경우에 권하고, 30대인 젊은 층은 국산으로 해도 잘 유지될 확률이 높다고 했다. 국산으로 했을 경우 20~40만 원이 차이 난다.

Advice 이정원 교수는 “임플란트 자체가 유럽에서 시작된 시술인데다, 수입 산은 검증된 논문과 장기간 축적된 데이터가 많다. 하지만 최근 10~20년 사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임플란트도 우수한 품질이 인정되어 현재는 세계 각지로 역수출 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종합병원에서 시술 비용은 어떻게 될까? 종합병원은 3차 진료 기관. 1, 2차 병원에 비해 가격 부담이 크고 부대비용도 따로 수납해야 하는 반면, 비교적 실패율이 낮고 안전한 장점이 있다.

 

아프지 않을까? 3개월 기다리다
리포터는 오른쪽 마지막 어금니 한 개만 임플란트를 하는 경우다. 먼저 발치하고 치조골 상태를 3개월간 지켜봐야 하는 상황. 치조골이란 위아래  턱 부분에 이가 박혀 있는 구멍이 뚫린 뼈를 가리킨다. 치조골 상태에 따라 2개월 이내에 치료를 끝낼 수도 있고, 3개월이 넘어갈 수도 있다고. 시술 뒤 부작용은 임플란트 결합 나사가 풀려서 다시 조이는 사례가 있었다며 A/S가 가능하다고 했다. 철저한 양치질과 정기적으로 A/S시기에 잘 점검받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데, 막상 시술을 앞두니 아프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이것저것 알아보니 임플란트 시술, 만만히 볼 게 아니다. 젊음 하나 믿고 치아 관리 제대로 안 한 것도 후회막급이다. 치아 건강도 다른 신체 부위와 다를 것이 없다. ‘유비무환’의 자세 말이다. 

Advice 김영균 교수는 “시술 당일 사후 출혈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단 피를 뱉지 말고 자연스럽게 삼키는 것이 낫다. 1년에 한두 번 치과를 찾아 임플란트의 상태를 확인하고, 사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기적인 유지·관리는 임플란트뿐만 아니라 남아 있는 자연 치아의 건강까지 함께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성실한 주치의를 정해서 꾸준히 진료받는 것이 가장 좋다.

 
미즈내일 이은아 리포터 identity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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