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늘 답답하고 더부룩한데, 막상 병원에 가면 특별한 진단을 받지 못한다. 끊어질 듯 복통을 호소하다가도 배변 활동을 하면 거짓말처럼 멈춘다. 이런 때 의심해봐야 하는 것이 ‘과민성 장증후군’이다. 흔하지만 딱히 치료법이 없어 답답하다면 이번 기사를 주목해보길. Q & A로 정리해본 과민성 장증후군.

취재 박선순 리포터 ss7262@hamail.net

도움말 김유선 교수(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조유경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Reader’s Letter
김희정(35·서울 동작구 상도동)씨는 2년 전부터 반복적인 변비, 복통, 복부팽만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증상은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한다.

주로 아랫배에 통증이 있다가 변을 보거나 방귀를 뀌면 조금 좋아진다.

기름진 음식을 먹거나 과식을 하면 복부팽만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내원 결과 ‘과민성 장증후군’진단을 받았다.

 

Q1. 과민성 장증후군이란?
가장 흔한 소화기 질환 중 하나로, 기질적인 원인 없이 복통과 함께 배변 습관의 변화가 오는 기능성 대장 질환. 주로 젊은 성인에게 많이 나타나며, 여자가 남자보다 많이 나타난다.

복통의 위치와 정도도 다양하다. 배변이나 방귀에 의해 복통은 완화되지만, 스트레스나 식사에 의해 다시 악화될 수 있다.

복부팽만이나 소화불량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반복적이고 재발성인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을 호소하는 것이 특징. 사람에 따라 설사나 묽은 변 혹은 변비를 동반한다. 또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반복되고, 배변 습관의 변화 없이 통증만 수반하기도 한다.

 

Q2. 원인은?
‘락타아제’라는 젖당 소화효소제가 결핍되었을 때 과민성 장증후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락타아제 결핍증이 있다면 우유 같은 유제품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커피, 인공감미료, 밀, 견과류, 양배추 등도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밖에서 사 먹는 음식도 자극적이라 복부 불쾌감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세로토닌’이란 물질이 감소하는데,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위장 연동운동도 위축돼 변비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신적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증, 스트레스 등은 증상을 악화시키고 과민성 장증후군이 심하면 대인 관계와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Q3. 과민성 장증후군이 의심되는 증상은?
복부 불쾌감이나 통증은 필수적 증상. 통증은 위치와 정도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개 일시적이고 경련이 일어나는 듯하며, 지속적인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식사나 스트레스에 의해 악화되고, 배변이나 방귀에 의해 완화되기도 한다. 여자는 월경전과 월경 기간에 증상 악화가 있을 수 있다. 복통으로 식사량이 감소하더라도 체중 감소나 영양 결핍은 드물며, 수면 중 설사 발생도 드물다. 일반적으로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나타나며, 이중 하나가 우세하게 나타난다.

배변 뒤에도 잔변감이  있어 짧은 시간 안에 다시 배변을 시도한다. 설사형은 대개 묽은 변을 소량보고 점액질이 많이 나오며, 변비형은 딱딱하고 가는 변을 본다.

 

Q4. 개선 방법은?
우선 증상을 유발하는 식품을 피해야 한다. 젖당이나 과당 등을 함유한 약, 음식, 음료수나 지방산, 술, 카페인, 자극성 음식, 유제품 등은 과민성 장증후군 증상을 유발할 만한 식품들.

또 장내 가스를 많이 만드는 콩, 껌, 탄산음료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고섬유질 음식은 변비를 호전시킬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대변 통과 시간을 느리게 해 설사도 호전될 수 있으므로 섬유질 음식을 섭취하도록 한다.

변비가 주 증상인 경우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분 섭취도 권장된다. 정서적인 안정과 휴식, 운동이 필요하며,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고 증상이 지속될 때는 내과 의사와 상의하여 약물 치료를 한다.

 

Q5.어떻게 치료할까요?
과민성 장증후군은 음식에 영향을 받는다. 고식이 섬유는 복부팽만이나 복통을 악화시키며,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에게 과당 흡수장애를 동반한다. 보통 수크로스, 락툴로스 등 당분과 비흡수성·발효성 탄수화물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쌀은 소장에서 흡수가 잘되므로 장내 가스를 적게 형성하지만 탄수화물은 복부팽만이나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매운 음식의 주성분인 캡사이신은 복통이나 화끈거림 등의 위장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렇게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을 제한하는 것은 치료에 도움이 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이고 활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도 도움이 된다. 

 

Tip
유산균음료, 치료에 도움 될까?

사람의 위장관에는 많은 미생물이 존재하며 일부는 여러 기전으로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락토바실러스를 비롯한 여러 가지 균은 장관 내 정상 세균을 회복하여 장내 염증을 줄이고 병적 세균의 침범을 막아주기도 한다. 이런 작용에 도움이 되는 균을 ‘프로바이오틱스’라고 하며, 유산균음료의 성분이기도 하다. 최근 유산균음료에 들어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이 과민성 장증후군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실제로 염증성 장 질환 과 과민성 장증후군 등에서 이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유산균음료는 치료약이 아니라 보조적인 건강식품으로, 의학적인 치료 효과는 아직 확고하게 검증되지 않은 상태. 유산균음료에 의존하는 것보다 건전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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